'부자들이 가난까지 훔친다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네' 한 인스티즈 회원이 폭발해 이런 글을 올렸다.
이 회원이 화난 이유는 다른 회원이 한 달에 700만원을 벌고 있는데 자신이 가난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어처구니없는 엄살을 견디지 못한 글쓴이는 이렇게 말했다.
"급여 700만원이 왜 가난한 거야? 아무리 자기 기준이라 해도 진짜…. 그럼 그 이하는 거지겠네? 집만 다섯 채인 건물주가 자신이 '은수저'라고 하질 않나. 저런 애들 나 사는 거 보면 까무러칠 듯. 골프 치러 다니면서 자기는 가난하다고 하는 사람도 봤다. 부자들이 가난까지 훔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네."
한국의 평균 월소득은 300만원을 조금 넘고 중위 월소득은 25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서 월 급여가 700만원이나 되는데도 가난하다고 하니까 누리꾼들이 폭발한 것이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700만원을 벌어도 가난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왜 그런지 월급계산을 해보면서 이유를 알아보자.
기업이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임금과 소득세·사회보험료등 월급세금을 제외한 실수령액 간의 격차가 10년 만에 50만원가량 늘어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근로자 수 300인 이상 기업의 월급여 임금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업들은 평균 575만원을 지급했지만 근로자들은 사회보험료(98만원)·근로소득세(42만원)를 제외한 435만원을 실수령한 것이다.
월급계산을 해보면 결국 575만원이라고 말하고 435만원인 것인데 본인도 모르게 이렇게 저렇게 빠져나가 월급날, 텅텅 빈 급여명세서를 받는 느낌이다.
앞서 2010년에는 임금 449만원 중 근로소득세(25만원)와 사회보험료(67만원)의 월급세금을 제외한 실수령액이 357만원이었다. 기업의 임금 지급액과 실수령액의 격차가 10년 만에 92만원에서 140만원으로 커진 것이다.
이는 임금 증가 속도보다 사회보험료·근로소득세의 부담이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자의 실수령액이 2010년 이후 연평균 2% 증가하는 동안 근로소득세는 연평균 5.3% 증가했다. 국민연금·건강·고용보험료는 각각 2.4%, 5%, 7.2% 증가했다.
결국 따지고 보면 기업이 지급하는 임금의 증가율이 물가상승률(연평균 1.5%)보다 높지만 중간에서 공제하는 금액이 많다 보니 근로자의 체감 소득은 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다.
하필이면 왜 급여가 700만원이 언급된 것일까?
추측해보면 코로나19 재난지원금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월소득이 700만원인 맞벌이 2인 가구에도 지원금을 준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래서 급여가 월소득이 700만원이라고 해도 가난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무리 월급계산을 해바도 계산기로 두들겨봐도 근로자 급여명세서는 항상 부족하고 가난하게 보인다.
월급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는 군무원 월급, 9급 공무원 월급, 교도관 월급이나 월급날이면 똑같이 느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