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상실? 상주인 이재용 부회장 팔에 '완장'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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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10월 25일 이건희 회장이 별세했습니다. 향년 78세. 2014년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5개월 만의 일입니다.

 

삼성은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을 알리며 “고인과 유가족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간소하게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고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한다”고 전했으며 10월 28일 영결식 또한 간소히 비공개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부인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이 입은 하얀 치마저고리와 두루마기로 구성된 흰 상복이 언론에 소개되었습니다.

 

장례식에 참석을 하셨던 분이라면 아시겠지만 요즘 상복은 머리부터 발 끝까지 검정 일색입니다. 그에 반해 삼성가의 장례식에서는 유독 흰색 상복이 보였는데요.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것일까요?

 

 

 

 

 

사실 우리 전통 상복의 색은 흰색입니다.

원래 조선 시대 상복은 삼베옷이 주를 이뤘는데 1934년 조선총독부 학무국에서 만든 '의례 준칙'을 기점으로 상복이 지금처럼 완전히 바뀐 것입니다.

 

여기서 의례 준칙이라면 함은 일제가 조선의 관혼상제가 지나치게 번잡하다면서 만든 일종의 가정의례 간소화 규정집으로 특히 장례 문화가 대폭 수정되었습니다. 거친 삼베로 만든 전통 상복을 생략하고, 왼쪽 가슴엔 검은 리본, 왼쪽 팔에는 완장을 차게 했던 것입니다.

 

요즘 상가에서 보는 상중임을 표시하려고 가슴 등에 다는 표인 상장과 완장이 여기서 유래했던 것입니다. 즉 상주가 검정 양복을 입고, 완장을 차고 가슴에 리본을 다는 것도 일제 강요로 만들어진 일본식 문화라는 사실입니다. 게다가 완장에 줄까지 넣어 줄 수에 따라 상주, 사위, 손자를 구별하기까지 하는 것도 우리 문화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번 이 회장 장례에서 상주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검은 양복을 입었지만 상장과 완장은 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요즘도 안동의 전통 있는 가문에선 삼베 치마저고리 등 여전히 흰색 상복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0~20년 전부터 삼성, 현대 등 재벌가에서 돌잔치, 칠순 같은 집안 잔치 때 가족 20~30명이 전통 한복을 제대로 갖춰 입자는 분위기가 생겼습니다. 가격은 비싼 명품에 비교할 수 없겠지만, 한복을 상황에 맞춰 입으면 그 품위와 품격은 비싼 명품에 비교가 안될 만큼 한국스러운 멋과 고급스러움이 담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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