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이나 같이 살아 준 고마운 아내에게 받치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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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결혼한지 14년 되는날이네요. 시간처럼 빨리 가는것은 없다고 하던데 벌써 14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짧게나마 뒤돌아 보면 행복한 순간보단 힘든 순간이 더 많았다는 것이 생각납니다. 그래서 오늘은 물질적으로 하는 결혼선물 대신 글을 적어서 마음을 표현하려고 하는데.. 괜찮지요? 사실 고맙다는 말을 말로 하는 것은 이제 식상할까봐 가끔 이렇게 방식을 좀 바꿔야 기억에 남지 않겠어요? 글쓰는 것은 그동안 연습을 많이 했지만 여전히 서툴러요. 끝까지 읽어주세요. 여보~



1. 못난 남편의 병간호
지금도 생각하면 그 힘들었던 시기를 어떻게 견디면서 간호를 해줬는지 감사하게 생각할 따름입니다. 2008년이였지요. 회사가 대기업이니 수당도 두둑하고 여러가지 복지정책도 좋고 그래서 나름 돈 좀 벌어보겠다고 중동의 사막에 지원해서 일을 했지요. 일이 끝난 후 귀국하고 난 뒤에 건강검진을 받다가 발견한 "직장암" 많이 충격이였지요. 그나마 다행히 말기로 가기전에 발견해서 목숨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수술 후 원래의 몸으로 돌아오기까지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때 병원에서 계속 불편한 침상에 잠을 자면서  바라보던 당신의 걱정스럽게 쳐다보던 눈빛은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가끔 당신에게 짜증 난 목소리로 목소리를 높인것도 생각납니다.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몸이 아프다보니 마음과 몸이 다르게 움직였습니다. 본의는 절대 아닌것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2. 시부모의 사고로 인한 마음의 상처
이 내용은 글을 적다보니 또 눈물이 나네요. 당신에게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고 오래 전 결심을 했지만 가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네요.
남들과 다른 그것도 일생에서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함께 겪게 되었습니다. 2012년 12월 19일에 본 싸늘하게 식어버린 어머니의 모습 그리고 몇 개월 후 차 안에서 발견된 아버지의 소식, 왜 나한테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지? 그때 당시에는 신이라는 존재가 정말 있다면 옆에서 무릎 꿇고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그 질문의 댓가가 내 목숨이라면 목숨을 내놓고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러면서 내 자신이 그런 여러가지 좋지 않은 상황에 많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같이 보고 겪으면서 본인이 힘든 내색은 하지 않고 못난 남편에게 힘내라고 해주던 말 잊지 않고 있습니다.


3. 백수가 된 남편
나쁜일은 한꺼번에 온다고 하더라고요. 당신은 회사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남편을 바라보게 되었지요. 못난 남편은 그때 당시에는 여러가지 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바라보던 아내의 마음이 어떤지는 길 가는 누구라도 붙들고 물어보면 같은 대답이 나왔을겁니다. 많이 미안했었습니다.


4. 다시 못난 남편의 병간호
그런데 이번에는 다시 못난 남편이 건강검진에서 "갑상선암"을 진단 받았습니다. 사람이 사는 일이 고난의 연속이라고 하지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습니다. 다시 수술실에 누운 남편의 모습을 본 나의 아내는 어떤 마음이였을까요?


계속 쓰다보면 끝이 없을 거 같습니다. 고생시키려고 결혼하자고 했던 것은 아닌데 상황이 이렇게 흘러와버렸네요. 고맙다는 것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그리고 얼마나 갚아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여보, 더 이상 못난 남편의 역활은 하기가 싫어요. 이제는 끝낼려고 합니다.

그래서 그동안 당신도 본 것처럼 연구하면서 준비했던것이 있어요. 이 준비한것들로 인해 당신이 그렇게 걱정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없을겁니다.

인생은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있다고 하지요? 그래서 결혼14주년에 나의 아내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습니다.

"내리막길의 '못난 남편'은  끝났고 이제는 오르막길로만 오르는 '잘난 남편'이 되겠습니다. 잘 버티고 견뎌줘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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